너의 노래가 수어가 될때,
코다 루비의 꿈의 도전
「빌리 엘리엇」,「원더」와 같이 꿈을 키우는 청소년기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보면 좋을 영화
예쁜 멜로디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달콤 감성을 불어넣어 줄 영화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부담 없이 즐기는 마음 따뜻한 영화
추천 별다섯개 ★★★★★
가족단체관람영화 뭔가 식상한 그 단어.
엄마의 로맨스, 아빠의 B급 취향, 아들의 SF가 아닌 가족이 함께 감상 할 수 있는 좋은 영화를 찾고 있었다. 유심히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는다. 아이의 관심사를 끌만한 주제이면서, 붕붕 떠다니는 청소년기 아들에게 인생에 대해 이야기할 만한 바람직한 영화를 찾아 나섰다. 집에서 넷플릭스를 쥐고 있으면 선택의 폭이 너무 넓다 보니 오히려 영화를 고르는데 논쟁이 생기고, 이내 아들에게 선택권을 뺏기고 만다. 그러니 코로나로 답답해하는 가족에게 외출의 기회도 선물할 겸, 관객도 적고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을 것 같은 인디영화관의 상영 리스트 중에서 괜찮은 영화를 고르는 게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가족단체관람영화의 다른 말은 12세 이상 관람가. 하나하나 영화 소개를 읽다 보니, 내가 권해 볼 만한 온갖 좋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영화... 찾았다. 「코다」
농인 가족의 이야기, 그리고 음악을 하고 싶은 아이와 부모와의 갈등, 청소년기에 겪는 첫사랑과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로 가슴 뭉클, 진한 감동이라는 수식어가 딱 어울리는 영화이다
장르 드라마 음악 영화 개봉 2021년 8월 31일
감독 션 헤이더 Sian Heder
음악감독 마리우스 드 브리스 Marius De Vries
출연 딸_ 에밀리아 존스 엄마_말리 매트린 Marlee Matlin 아빠_트로이 코처 Troy Kotsur
오빠_다니엘 듀런트 Daniel Durant 남친_퍼디아 월시-필로 선생님_에우헤니오 데르베스 Eugenio Derbez
미라클 벨리에 : 네이버 영화 (naver.com)
미라클 벨리에
가족 중 유일하게 듣고 말할 수 있는 폴라는 파리 전학생 가브리엘에게 첫눈에 반하고, 그가 있는 합창...
movie.naver.com
「코다」는 미라클 벨리에라는 프랑스 영화를 원작으로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극장에서 하는 코다를 먼저 보고, 집 근처 극장에서 한번 더 볼까 하다가 원작인 미라클 벨리에를 집에서 한번 더 보았다. 원작인 미라클 벨리에는 프랑스스럽게 깔끔하고 워트가 있으면서도 절제되고 정직한 영화라면, 코다는 세련되고 개연성이 훌륭한 감성적인 영화였다. 미라클 벨리에는 인디영화관에서 보면서 그 의미를 관객이 곱씹어보며 의미를 발견하고 만들어가기에 좋은 미술작품 같은 영화라면, 코다는 대중적인 극장에서 그 누구와 함께 보아도 아름다운 음악에 흠뻑 취하며, 뭉클한 감동에 울고 나오기 딱 좋은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둘 영화다 색깔이 다른 보석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 영화가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농인의 가족으로 불편함이 보이지만, 그들이 하나도 불쌍하다거나, 특이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그 불편함이 초래하는 어색함이 보이더라도, 화면속에서 그들은 참 당당하고, 훌륭하고, 평범하고, 따뜻했다. 평범하다고 말하기엔 부족하다. 인생의 단맛, 짠맛, 쓴맛, 시큼한 맛을 제대로 느끼고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반해서 내내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오래전에 방영되었던 인간극장 이라는 다큐멘터리 드라마처럼 내가 알지 못하는 그 어느 이웃의 이야기 같이 가슴 아프면서도 훈훈하다. 문학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살아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을 하고, 다양한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갈등 상황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교훈과 감동을 느끼기도 하고,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한다.
엄마 역할을 맡은 말리 맬트린은 1986년의 첫 데뷔작 「작은 신의 아이들」로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한 농인 여배우이다. 그리고 루비의 가족으로 나오는 모든 배우들이 농인이다. 션 헤이더 감독이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좀 더 진정성 있는 그들의 삶에 다가가고 했던 진심이 영화 속에 스며들어 깊은 감동을 준다.
이런 캐스팅이 농인들에게는 진실한 그들의 삶의 대변자로 깊은 위로와 격려를 주고, 일반인에게는 또한 다르지 않은 삶에 대한 공감으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https://www.bbc.com/news/entertainment-arts-58058653
Coda: 'Deafness is not a costume you can put on,' says film director
The maker of the film Coda says being authentic to the story of child with deaf parents was vital.
www.bbc.com
주인공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 가족들의 의사소통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누가 시켜서도 아닐 거다. 듣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을 거다. 외국에 나갔는데 일행 중 한 명이 기막히게 외국어를 잘한다면 그이에게 의사소통의 소명이 부탁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그러나 짜여진 여행을 따라가는 지루함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내가 가보고 싶은 길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 그 길로 선뜻 방향을 틀지 못하는 답답함을 느끼는 주인공과 가족들 간의 에피소드. 각자의 입장에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해하지 않고 싶을지라도 이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펼쳐진다.
당연히 해야 했던 일들에 대한 착한아이 컴플렉스. 나로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기회 앞에 망설이고 있는 주인공이 안쓰럽고 안쓰럽다. 방황과 고민의 와중에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루비의 모습이 당차고 아름답다.
많은 엄마들은 가족들을 위해 자신을 감추고 희생이란 이름으로 자신을 반짝반짝 빛나도록 닦아내지 못했기에, 딸을 바라보며 오만가지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때론 그 마음이 질투와 서운함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영화 내내 혼자만 들을 수 있는 딸에 대한 질투로 내뱉는 엄마의 한마디 한마디가 콕콕 귀에 들어온다. 그런 엄마의 열등감을 딸도 알고 있다. 그래서 딸은 세상에서 고립되어 살아온 엄마의 외로움을 향해서 뽀로동한 입으로 대꾸한다.
"나는 네가 필요하고, 너는 내가 필요하다"는 정당성으로 합리화해도 아이의 독립에 어떤 핑계를 대어도 그 핑계에 어느 정도 정당성이 있더라도 나와 다른 너의 독립을 막을 수도 막아서도 안된다. 착한 딸로 남기로 작정한 순간, 내내 그 선택의 순간을 떠올리며 후회하고 그 주위를 뱅뱅 도는 삶을 살면서 행복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영화 속에서 부모는 내 아이가 재능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 가치 있는 것인지, 좋은 것인지 가늠할 수도 없는 슬픔에 가슴이 아린다. 막연함, 어색함이 흐르는 강한 침묵이 소리보다 음악보다 더 세게 보는 이의 마음을 울린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를 믿는 부모의 성장이 보인다. 음악영화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나는 언어의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하나의 언어를 익히는 것, 수어를 익히는 것, 그리고 마음의 언어를 익히는 소통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장애를 넘어 전해오는 감동에 마음 저리고, 부모로서 엄마로서의 성장과 소통에 대한 교훈을 크게 얻었다.
우리 아들은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이 재능을 발견하고 발휘하는 그 순간에, 용기를 발휘하는 그 순간에, 부모님의 이해와 허락을 받는 그 순간에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나는 주인공에게 투영된 아이의 바람을 그 속에서 발견한다.
눈 깜짝할 사이 네가 떠날 그날이 오면, 내 마음도 그리 아려 오겠지. 달려오는 아이를 언제나 덥석 안아줄 사랑으로 엄마, 아빠는 항상 같은 자리에서 너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기다리고 있을게.
코다 OST
코다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