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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살아간다 (그린 에디션)
다시 나무처럼 살아간다캄캄한 코로나의 시간에도 봄은 여전한 모습으로 찾아왔다.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다양한 빛깔의 나뭇잎들이 봄을 반기듯 흔들리고 있다. 이 꿈같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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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리즈 마빈 그림 애니 데이비드슨 번역 김현수
아주 더운 여름날,
한시 간여쯤 아들을 기다리는 동안, 동네 독립서점을 방문했을 때 메인 탁자 위에 빛나던 이 책을 만났다. 책표지가 나를 부르는 소리는 무시할 수가 없었다. 연한 파스텔 초록 바탕에, 초록 은박으로 반짝거리고, 태양은 강한 피치핑크. 심지어는 책등은 1센티 정도의 얇은 사철 누드 제본으로 빛나고 있었다. 어찌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무처럼 살아간다는 원버전에서, 특별 에디션이 출판된 책이었다.
2020년 9월 25일에 처음 출판된 디자인은, 이 책의 일러스트를 그린 애니 데이비드슨의 나무 그림을 구성하여 레이아웃을 잡았는데, 책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인지, 일 년도 안 된 2021년 4월 15일에그린 에디션으로 다시 출판되었다.
How to be more tree?Be more flexible
Be more patient
Be more positive
책표지에 쓰여있는 것 이 한 가지 물음과 세 문장이 이 에세이에서 나무에게서 발견한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함축하고 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한 종류의 나무를 만날 때마다 그 나무의 특징과 나무에게 배운 가르침이 간단한 형식으로 쓰여 있다. 그렇지, 그렇지 하고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만한 이야기들이지만, 삶의 어느 한순간 만나면 그 나무, 그 구절을 만난다면 눈물이 주르륵 흐를 그런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
나는 나무가 겨울잠을 잔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계절의 변화이겠거니, 인생의 사계절을 나무에 비유하며 잎이 다 떨어지는그 순간이 참 슬프다고 생각했는데, 떨어지는 낙엽을 사각사각 밟는 그 순간이 나뭇잎이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했는데, 나무는 생존을 위해 최대한 움추려들고, 광합성도 쉰 채, 잠을 자고 있는 것이었다. 책에 있는 구절 중에, 가장 내가 간직하고 싶은 문구는 이것이었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될 때, 너무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나에게 친절하기"
나무 잎을 다 떨구어내고,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해서 쉬고 있는 나무처럼 말이다. 나에게 친절하기는 결국, 나에게 충분한 쉼을 주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나는 나무들을 만날 때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내가 만난 이 나무는 나에게 오늘 무엇을 알려줄지 궁금한 마음도 생기고,나무를 만나서 대화도 나누고,또 책에서 발견한 나무를 만나니 그렇게 더욱 반가울 수가 없었다. 누군가 이 책을 읽은 이를 만난다면, 어떤 나무가 좋아? 어떤 이야기가 맘에 와닿았어? 라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렵지 않게 쉬어가며 쭉 읽은 수 있는 책이라,쉽게 권할 수도 있겠다.그래서 당연히 사랑하는 아들에게, 남편에게 이 책을 권하고 한번쯤 잠자리에 누워서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소근소근 이야기를 나누면참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겠다.
아티스트 웨이의 워크숍에서 만난 작가분이 이렇게 말했다.
"잊어버리고 있었는데,난 나무를 안아주는 게 너무 좋았어.이제 생각이 나서 산책길에 나무를 안아주었지" 그 말을 듣고 언젠가 나도 실천해보고 싶었다. 작은 나무들을 안아주기에는 좀 민망하고, 한국에서 큰 나무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탓에 늘 머쓱하니 지나치기만 했는데, 코로나로 인한 가족 나들이로 떠난 미술관의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1시간여 산책 시간할 여유가 주워졌다. 고궁박물관 앞 정원에서 만난 나무들, 와, 오랫만에 보는 정말 커다란 나무다. 이런 행운을 가져다 줄 줄이야.드디어 나무를 덥석 안았다. 그런데, 안고 보니, 내가 안은 게 아니라 나무가 나를 안아준 거였다.
아름다운 책, 이 자체가 나무의 일부,나는 나무에게서 배우며,나무에게 늘 받기만 하는 존재이구나.이 책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성장하고 싶다.지혜롭고 싶다. 행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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